몸값 높아진 야구장 대신… ‘이곳’ 찾는다
2026.05.30 00:32
프로야구 만원 관중에
영화관, 야외 광장 인기
세종시에 사는 한화 이글스 팬 문모(38)씨는 16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 앞 야외 광장으로 가족들과 야구 관람을 다녀왔다. 문씨는 “수원에서 하는 원정 경기인 데다, 표 구하기도 힘들어 고민 끝에 과학관을 찾았다”며 “야외에서 다 같이 응원하니 야구장 못지않은 관람 분위기에 날씨는 더웠지만 신이 났다”고 했다.
올해 야구장을 찾는 관객 수는 여느 해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지난 21일 올 시즌 누적 관중은 403만5771명을 기록했다. 역대 최소 경기(222경기)만에 400만 관중 달성이다. 이대로라면 지난해 달성한 1200만 관중 기록도 넘어설 전망이다. 최근 몇 년 사이 1020세대와 여성 관중이 대거 유입되며 야구 관객층이 넓어진 덕분이다.
문제는 야구가 역대급 흥행을 이어갈수록, 야구장 가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구단마다 유료 멤버십 판매를 도입하면서, 일반 예매에는 ‘피케팅’이란 별명까지 붙었다. 피 튀길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는 뜻이다. 매크로(특정 작업을 짧은 시간 안에 반복 수행하도록 만든 프로그램)를 이용해 표를 예매한 뒤 이를 온라인상에 비싸게 파는 불법 암표상도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에 사는 기아 팬 김모(44)씨는 “일반 예매로 표를 구하려고 했는데, 개막 이후 주말 경기는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고 했다.
대안으로 생겨난 것이 ‘장외 관람’이다. 작년 9월 야외 야구 중계를 시작한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이 대표적이다. 과학관 관계자는 “야구 중계 이후 과학관을 찾는 사람이 확연하게 늘었다”며 “오는 7·8월에는 야간 개장에 맞춰 저녁시간 중계도 할 예정”이라고 했다. SNS상엔 서울 여의도와 종로, 잠실 일대 야구 경기 보기 좋은 ‘응원 맛집 리스트’가 공유되기도 한다.
영화관도 관람 장소로 인기다. CGV는 2024년 6월부터 KBO와 MOU를 체결하고 정규 시즌 기간 매주 일요일 두 경기를 선정해 극장에서 생중계한다. 극장 전용 음향 기기에 더해, 중앙 스크린뿐 아니라 양쪽 벽면까지 3면을 스크린이 감싸는 SCREENX관은 실제 경기장에 있는 듯한 현장감을 선사해 팬들에게 인기가 높다.
티켓 가격이 2만5000원으로, 웬만한 야구장 내야 지정석보다 비싸지만 평균 객석률(관객이 실제 차지한 좌석 비율)이 약 70%에 달한다. CGV 관계자는 “SCREENX관은 자체 설문조사에서도 관람객의 90% 이상이 재관람을 희망할 정도로 팬들의 호응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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