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이름 같아도 속은 달라요[ETF언박싱]
2026.05.30 07:41
같은 2배 상품도 현물형·선물형 따라 비용·성과 차이 有
수수료 낮아도 호가 얇으면 슬리피지 비용 커질 수 있어
“금리·롤오버·변동성 따라 유불리 달라…구조 이해 필요”[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등장하면서 투자 선택지가 넓어졌다. 다만 같은 2배 상품이라도 운용 구조와 유동성, 호가 수준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어 현물형·선물형 차이와 초기 설정 규모, 거래 편의성 등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16종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하나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등 8개 운용사가 각각 2종씩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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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상품의 기초자산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그친 것은 규제 요건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기초자산에 대해 직전 3개월 평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비중 10% 이상, 평균 거래대금 비중 5% 이상, 국내 주식선물·옵션 거래대금 비중 1% 이상, 국제신용평가사 투자적격 등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관건은 같은 2배 상품이라도 운용 구조가 다르다는 점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크게 현물형과 선물형으로 나뉘는데, 현물형은 기초자산 주식을 편입한 뒤 선물 포지션을 더해 200% 수준의 노출을 만든다. 실제 주식을 보유하는 만큼 배당 수익을 받을 수 있고, 롤오버 비용이나 베이시스 변동 영향을 일부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선물형은 기초자산 노출을 선물로만 구성한다. 선물은 계약금액 전체가 아니라 증거금만으로 포지션을 잡을 수 있어 자금 운용의 유연성이 크다. 운용사는 남는 현금을 단기채권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등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 리밸런싱이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거래 비용 부담이 낮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선물형은 선물 만기 때 포지션을 갈아타는 롤오버 비용과 선물 가격과 현물 가격 간 차이인 베이시스 변동에 더 직접적으로 노출된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추적 오차가 누적될 가능성도 있다. 현물형이 추적 안정성과 배당 수취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면, 선물형은 비용 효율성과 잉여 자금 운용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 셈이다.
수수료만 보고 상품을 고르기 어렵다는 점도 핵심이다. 기존 국내 레버리지 상품의 총보수는 평균 0.41% 수준이지만, 이번에 상장된 16종 중 15종은 총보수를 0.0901~0.2900% 범위로 낮췄다. 겉으로 보기엔 수수료 차이가 상품 선택의 기준처럼 보이지만, 단기 매매가 잦은 레버리지 상품에선 실제 체감 비용이 호가 스프레드에서 더 크게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장기 보유보다 단기 방향성 매매에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총보수만큼이나 거래량과 호가 수준이 중요하다. 매수·매도 호가가 촘촘하지 않으면 원하는 가격에 거래하지 못하는 슬리피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총보수가 낮더라도 거래량이 적고 호가가 얇은 상품이라면 실제 매매 비용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
초기 설정 규모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규모가 클수록 거래대금과 호가 형성에 유리해 체결 편의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기초 상품 모두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이 상대적으로 큰 규모로 출발했다.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1조 665억원,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1조 3665억원으로 각각 기초자산별 최대 규모였다.
상품별 구조 차이도 함께 봐야 한다. 삼성·미래·한국투자·KB자산운용 등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을 각각 내놨고, 키움투자자산운용과 하나자산운용은 선물형 레버리지 상품을 상장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삼성전자 레버리지 상품과 삼성전자 인버스2X 상품을, 신한자산운용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과 SK하이닉스 인버스2X 상품을 선보였다.
결국 투자자 입장에선 ‘어느 종목이 오를 것인가’뿐 아니라 ‘어떤 구조의 상품으로 투자할 것인가’도 따져야 한다. 단기 매매 목적이라면 거래량과 호가 수준이 중요하고, 구조적 안정성을 중시한다면 현물 편입 여부와 선물 비중, 롤오버 비용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상품명에 붙은 ‘2배’만 보고 접근하기엔 상품 간 차이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물형과 선물형 레버리지 ETF는 각각 추적 안정성과 비용 효율성이라는 구조적 강점을 지닌다”며 “어느 구조가 우위에 있는지는 금리 수준, 롤오버 비용, 시장 변동성과 같은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운용 구조 차이를 이해한 뒤 투자 판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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