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격 정산 기준 다음주 고시…정부-정유사 막판 '줄다리기'
2026.05.30 05:01
산업통상부 손실보전 기준 확정 임박…원가·기회비용 놓고 이견
산업부 "기준 마련 마무리 단계"…다음주 초 고시
정부 "원가 계산이 원칙" vs 정유사 "MOPS 기준 반영해야"
정유업계 추산 손실액 4조원 넘어…정산 규모 촉각
보험료·환율 등 세부 항목 따라 보전액 달라질 듯
정부 "원가 계산이 원칙" vs 정유사 "MOPS 기준 반영해야"
정유업계 추산 손실액 4조원 넘어…정산 규모 촉각
보험료·환율 등 세부 항목 따라 보전액 달라질 듯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인한 정유사의 손실을 보전하는 기준을 곧 고시한다.
정부는 원가를 기준으로 손실액을 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정유업계는 국제 시세를 기준으로 기회비용에 따른 손실까지 반영해야 한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정산 방식에 따라 보전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양측의 막판 줄다리기가 거센 모양새다.
다음 주 초 정산 기준 고시 전망…정유사와 막판 줄다리기
30일 정부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다음 주 초 정유사 손실 보전 정산 기준을 고시할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날 통화에서 "정산 기준을 세우는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고시 일정은 다음 주로 넘어가게 됐다"고 설명했다.앞서 정부는 지난 3월 13일부터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고 있다.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가격에 상한을 설정해 시장 가격 급등을 억제하고, 정유사의 손실은 사후 정산을 통해 보전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이달 정유사들로부터 정산 기준과 관련한 의견을 수렴했다. 정유사들도 원유 가격과 운송비, 생산비 등 관련 자료를 정부에 제출하며 정산 기준에 대한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정산 기준이다. 정부는 제품의 원가를 기준으로 손실액을 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정유사가 원가 이하로 판매한 물량에 대해서만 손실을 보전하겠다는 것이다.
산업부 남경모 장관정책보좌관은 최근 브리핑에서 "기본적으로 원가를 계산해 손실 보전 금액을 확정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다만 원유 도입가와 생산비 등을 산정하는 방식이 정유사마다 달라 이 부분은 협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유업계는 국제 가격인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MOPS)을 기준으로 손실액을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휘발유와 경유를 해외에 판매했을 경우 얻을 수 있었던 수익과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실제 수익의 차액을 보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 가격으로 판매하지 못한 기회비용까지 보전해야 한다는 취지다.
여기에 더해 유종별 원가를 정확히 산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주장하고 있다. 원유를 끓는점에 따라 분리한 뒤 휘발유·경유·등유 등을 생산하는데, 정제 과정에서 연속적으로 생산되는 연산품 특성상 특정 제품의 원가를 정확히 계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유업계 기준으로는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손실액이 4조원을 훌쩍 넘을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온다. 반면 정부 기준이 적용될 경우 손실액은 대폭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현재 편성된 4조2천억원의 예산으로 지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금액 차이가 큰 만큼 정부와 정유업계 간의 기싸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안대로 갈 듯…세부 항목 반영 여부에도 촉각
다만 정부가 여러 차례 원가를 기준으로 정산하겠다고 밝힌 만큼 정부안 중심으로 기준이 제시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정부는 국제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손실액이 지나치게 불어나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일부에서 최고가격제로 인해 정유사 손실액이 3조원 이상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는 국제 석유제품 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며 "손실 보전은 원가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기회비용을 계산해야 한다는 정유업계 주장에 대해서도 양 실장은 "최고가격제가 없었으면 이익이 확대됐을 텐데 그에 대한 아쉬움이 있는 것도 당연하다"면서도 "국가 재정으로 손실을 보전할 때는 기회이익이 아니라 원가를 기반으로 손실을 보전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1분기 정유사들이 높은 영업이익을 거둔 점도 언급했다.
결국 손실 보전 재원이 정부 예산인 만큼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한 산업부 관계자는 "정유사에 국민 세금을 과도하게 지급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보전 금액을 엄격하게 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원가 기준이 마련되더라도 세부 항목에 따라 보전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정유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운송보험료와 환율 등 세부 비용을 얼마나 반영하느냐에 따라 산정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를 구입할 때 발생하는 이자 비용과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 등을 정부가 고시에 얼마나 반영할지 유심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이번 달 정유사 의견을 수렴해 정산 기준을 마련한 뒤 6월부터 정유사들의 구체적인 손실액 산정 자료를 제출받을 예정이다. 이후 회계법인과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최고가격정산위원회가 정유사들이 제출한 자료를 심의해 최종 보전 규모를 확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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