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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의 Aging in Place] 무엇부터 시작할까? '안전'과 '자립'이 핵심

2026.05.30 05:29

고령자의 자립은 자신의 삶에 대한 선택권과 통제력 유지
세계적 의료기관인 하버드 의대가 2018년에 발간한, Aging in Place 주제의 특별 건강 보고서 표지.살던 집, 익숙한 동네에서 가능한 오랫동안 어떻게 안전하고 자립하며 나이들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다.

[파이낸셜뉴스]고령자라면 누구나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인지증(認知症), 즉 치매다. 올해 2월, 보건복지부의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에 따르면, 대한민국 65세 이상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로 추정된다. 고령자가 1000만을 넘었으니, 치매 환자는 100만이 넘는다는 얘기다. 수많은 이들이, 잃어버릴 기억 뿐만 아니라, 그릇된 판단으로 노후 삶의 기반을 한순간에 날릴까 무서운 게 사실이다.

치매를 예방하며 미리 준비하는 이들은 유언장을 공증받거나, 신뢰할만한 후견인을 선임하기도 한다. Aging in Place(AIP)도 건강할 때 미리 준비해야 한다. 나를 가장 잘 아는 내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때 시작해야 한다. 닥쳐서 서두를 일이 아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나 하버드 의대가 AIP 준비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단어가 있다. Safely와 Independently. 안전과 자립이다. 살던 집, 익숙한 동네에서 가능한 오랫동안 안전하게 그리고 자립하며 지낼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비싼 집이면 안전한가? 새 집이면 안전할까? 꼭 그렇진 않다. 고령 친화적인 집이어야 고령자에게 안전하다. 고령 부모님의 건강, 질병, 장애, 행동습관 변화에 맞춰 안전해진 주거 환경이어야 한다. 사람이 나이 들며 변하니, 집도 세월 가며 변해야 하는 것이다.

"젖은 욕실 바닥에서 미끄러질 뻔했다. 잠결에 몸부림치다가 침대에서 떨어졌다. 한밤중 자다 일어나 화장실을 가다가 부딪혀 멍들었다." 다들 한두 번 겪거나 들어본 낙상 얘기다. 40대에 이사해 입주한 이후, 어느덧 60대에 접어들어 노쇠를 겪는 고령 입주자, 반면 지난 20년간 한치도 변함없이 그대로인 집. 이들 사이의 불일치는, 낙상 사고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나이가 드니, 멀쩡했던 집안 곳곳이 지뢰밭이다. 하루 빨리 지뢰를 탐지하고 제거해야 한다. 내가 서툴다면, 지뢰 제거반을 불러야 한다. 욕실에 미끄럼방지 타일, 침실에 침대 안전바, 화장실 가는 길에 LED 센서등을 설치해 낙상을 예방해야 한다.

[ 고령자 낙상 발생장소별 퇴원율 ]2024년 6월, 질병관리청의 고령자 낙상 관련 보도자료 재구성. 고령자의 입퇴원 손상원인 1위가 낙상 추락(65.1%)인데, 그 발생장소의 압도적 1위(63.1%)는 집이다.
자립은 타인의 도움을 일절 받지 않고, 독야청청 독불장군 혼자 살라는 것이 아니다. 성인이 된 청년의 자립은 흔히 경제적 독립을 일컫는다. AIP에서 말하는 고령자의 자립은, 자신의 삶에 대한 선택권과 통제력을 계속 유지함을 뜻한다. 고령자의 자립을 세 가지로 나눠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첫째, 신체적 자립이다. 보행과 이동 능력을 말한다. 잘 걷는가?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외출하는데 어려움은 없는가? 보행기나 휠체어를 이용해서라도 스스로 이동할 수 있는가에 네라고 자신있게 답할 수 있다면 준비 이상무다. 검지 손가락 하나로 택시 앱까지 자유자재로 사용한다면 금상첨화다.

둘째, 사회적 관계 자립이다. 홀로 살아서 외로운가? 물론, 함께 살아도 외로울 수 있지만 말이다. 가족이나 절친이 1시간 이내 근교에 살고 있는가? 이들과 수시로 소통하며 정서적으로 지지를 얻고 있는가? 동네 이웃들은 안전하고 호의적인가? 위급 상황 발생시 그들이 자기 일처럼 도와줄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셋째, 내 부족함을 메워줄 서비스를 아웃소싱 하는 실력이다. 제 때 도움을 요청하고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다. 아내들이 실버타운 가자는 이유가 삼식이 밥 차리기와 청소가 더 이상 싫어서란다. 웃긴데 사실이다. 가사 도움과 돌봄 전문가를 찾아 쓸 줄 아는가? 아니라면, 노인장기요양보험 여덟 자부터 알아보자. 월급쟁이 하면서 나라에 꼬박꼬박 내둔 건강보험료가 우리 부부 AIP를 위한 든든한 밑천 중 하나임을 이제서야 깨닫게 될 것이다.

노후 준비의 오른팔, 왼팔이 돈과 건강이라고 여겨온 당신. 이제 Aging in Place를 준비하려 하는가? 그렇다면, 노후 준비의 튼튼한 양다리, 안전과 자립도 함께 준비해가자.

김종훈 쉘위파트너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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