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342] 뉴욕에서 재탄생한 영국 어촌 감성
2026.05.29 23:39
영국 동부 요크셔 지방 해안에 위트비(Whitby)라는 마을이 있다. 중세부터 청어와 대구를 잡던 어촌이다. 18세기에는 참나무로 만든 고깃배를 타고 그린란드까지 진출해 고래를 잡아와 고래 기름을 가공하고 수출까지 했던 곳이다. 이 항구는 1839년 철도 개통 이후 아름다운 풍경과 맑은 바다, 쾌적한 해안 바람을 안고 꾸준히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위트비에는 18세기 말 이곳을 기점으로 알래스카와 호주, 뉴질랜드, 하와이 등 태평양을 항해한 탐험가 제임스 쿡의 동상이 서 있다. 위트비의 남쪽으로는 로빈 후드가 배를 감췄다고 알려진 ‘로빈 후드 베이(Robin Hood’s Bay)‘가 있다. 흔한 전설처럼 위트비에는 폭풍이 부는 날이면 ‘메기’라는 마녀 귀신이 선원 앞에 나타난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북해에서 잡은 신선한 대구를 튀겨 만드는 위트비의 피시 앤 칩은 영국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바닷가 마을답게 크랩 케이크나 생선파이, 훈제생선 등 해물 요리도 다양하다.
근래 유행하는 인테리어 디자인의 트렌드 중 하나가 ‘어촌 감성’이다. 어부의 오두막과 같은 분위기, 나무 바닥과 벽난로, 청색과 흰색이 조화된 벽면, 그리고 낚싯대나 어구 등이 여기저기 흩어진 장식이 시공을 초월한 편안함을 제공한다. 영국 디자이너 키트 캠프가 내부 공간을 채우는 인테리어와 미학적 스타일링을 총괄한 뉴욕의 위트비 호텔은 영국의 위트비 마을을 테마로 했다. 레스토랑의 린넨 천, 물고기가 그려진 접시와 같은 소품들은 브런치만큼이나 인기가 높다. 예쁜 마을은 그 자체가 브랜드가 되기도 한다. 코모, 카프리, 록시통, 햄튼, 파타고니아 등이 대표적인 예다. 브랜드 이름으로 쓰고 싶을 만큼 아름다움과 서정성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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