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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한화·오리온…산업계 '하투' 본격화

2026.05.29 18:26

노란봉투법 여파
현대차그룹 계열사 첫 공동투쟁

현대차그룹 38개 계열사 노조
내달 회의 열고 공동쟁의 논의

한화시스템·에어로 성과급 투쟁
오리온 등 식품업계도 파업 예고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노동조합이 사상 처음으로 공동 투쟁에 나선다. 완성차인 현대차와 기아는 물론 부품, 철강, 물류를 포함한 그룹 내 노조 38곳이 대상이다. 지난 3월 노란봉투법(노조법 개정안) 시행 이후 원·하청 노조가 연대해 공동 전선을 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위산업계에선 한화그룹 계열사 노조들이 성과급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으며, 식품업체인 오리온 노조도 파업 깃발을 올렸다. 노란봉투법이 원청에도 단체교섭 의무를 부과하는 취지의 법인 만큼 산업계 전반에 원·하청 연대 투쟁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29일 노동계와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산하 기아 노조는 전날 그룹 내 계열사 노조 지부·지회 38곳에 ‘2026년 투쟁 승리를 위한 그룹사 노동조합 10만 투쟁 논의 건’이란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명단에는 완성차(현대차·기아) 노조뿐 아니라 부품(현대모비스·현대트랜시스·현대위아), 철강(현대제철), 물류(현대글로비스) 등 그룹 핵심 계열사 노조가 모두 포함됐다. 현대케피코, 현대비앤지스틸, 현대엠시트 등 소규모 계열사 노조까지 전선에 가세했다. 전체 조합원은 총 8만7452명에 달한다.

노조는 “현대차그룹은 최대 경영실적을 달성했지만, 그룹사 공장들의 생산량 축소와 일자리 축소에 혈안이 돼 있다”며 정년 65세 연장, 주 4.5일제 도입, 인공지능(AI) 전환에 따른 고용 안정 등을 의제로 내세웠다. 이들은 다음달 4일 첫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계열사 노조가 공동 투쟁에 나선 것은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이 결정적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정안은 하청·계열사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원청을 ‘사용자’로 규정하며 직접 교섭 의무를 부과했다.

과거 현대차그룹은 직접 고용주가 아니라며 계열사 노조의 교섭을 거부해 왔는데,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이 논리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노조가 이 점을 파고들어 원·하청 공동 노선을 꾸리게 됐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자동차산업 특성을 노린 측면도 크다. 자동차 생산은 원자재 공급부터 부품 조립, 물류 이송, 최종 조립까지 맞물려 돌아간다. 현대제철에서 철판을 찍지 않거나 현대모비스 등이 부품을 생산하지 않으면 완성차 생산이 즉각 차질을 빚는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계열사 한 곳이 움직이지 않더라도 전체 생산 라인을 셧다운할 수 있다는 점을 무기로 삼은 것”이라고 했다.노조의 공동 교섭 압박은 산업계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금속노조 산하 한국GM부평비정규직지회와 GM부품물류지회, 부평공단지회는 지난 28일 한국GM을 상대로 공동 투쟁을 선언했다. 현대모비스 하청 노조들도 램프사업부문 매각에 반대하는 공동 전선을 구축한 상태다.

방산업계에선 한화시스템 노사가 28일 중앙노동위원회 1차 조정 회의를 열었다. 노조는 임금 6.8% 인상과 타사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임금 11% 인상과 성과급 상한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성과급 상한제 폐지 요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식품업계에서도 오리온 노조가 지난해 경영 실적을 반영한 임금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파업을 예고했다. 이 회사 노조의 최근 쟁의행위 찬반 투표 결과 94.5% 찬성률로 가결됐다. 업계 관계자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노동계의 투쟁 방식이 원청 그룹사를 겨냥한 연대 구조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수직계열화 공급망을 갖춘 제조업 전반이 연쇄 마비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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