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시간 전
"육아 팁 좀" 무심코 입력한 한 줄에 개인정보 술술
2026.05.29 17:33
AI이용자 89% 정보 유출 우려
"민감 정보 입력 최소화하고
AI학습 활용 못하게 설정을"
학부모 A씨는 요즘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육아 멘토'로 활용 중이다. 자녀의 이름, 나이부터 최근 겪는 정서적 문제와 학교생활 고민까지 상세히 털어놓으며 조언을 구했다. 맞춤형 육아 팁에 안도하던 것도 잠시, A씨는 문득 소름이 돋았다. 아이의 개인정보와 가정사가 AI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돼 언제 어떻게 활용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마케팅 대행사에 다니는 직장인 B씨도 최근 AI를 활용하다 아찔함을 느꼈다. B씨는 평소 업무 효율을 위해 고객사의 미공개 캠페인 기획안이나 소비자 피드백 데이터를 AI 대화창에 넣고 "인사이트를 도출해 달라"거나 "요약해 달라"는 요청을 종종 해왔다. 매번 일손을 크게 덜었지만, 갑자기 불길한 생각이 스쳤다. 무심코 입력한 보안 정보와 소비자 개인정보가 AI 학습 자료로 쓰여 타인에게 유출된다면 큰 책임이 따를 터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일상과 업무의 편의를 위해 무심코 입력한 데이터가 개인정보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안전한 AI 이용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실천 수칙을 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29일 개인정보위의 '생성형 AI 서비스 이용자를 위한 개인정보 보호 가이드'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질문이나 요청에 따라 새로운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학습하므로 대화창에 정보를 입력하기 전 몇 가지 핵심 수칙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우선 생성형 AI에 입력한 내용이 서비스 개선이나 모델 고도화를 위한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일부 서비스는 입력된 질문, 파일, 이미지 등을 고스란히 학습하므로 주민등록번호나 여권번호,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인증코드 같은 중요한 정보는 아예 입력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만약 내 정보가 쓰이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대화 기록을 남기지 않는 '임시대화' 기능을 켜거나 데이터 학습 활용 배제(Opt-out) 설정을 해둬야 한다.
특히 많은 이용자가 대화 기록을 삭제하면 정보가 완전히 지워진다고 오해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삭제' 버튼을 눌러도 이용자 화면에서만 차단될 뿐, 서비스의 안정적 운영이나 보안 대응을 위해 서버와 백업 시스템에 일정 기간 보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글로벌 AI 서비스는 데이터 서버가 해외에 있다면 해당 정보가 국외에 이전돼 처리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사전에 개인정보 처리 방침을 확인하는 주의가 필요하다.
흔히 나누는 일상 대화나 업무 자료 역시 쉽게 개인정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단일 문장으로는 안전해 보여도 이름과 연락처를 비롯해 직책, 진료 결과 등 여러 조각 정보가 계속 누적되면 결국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데이터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직장인은 미공개 업무 정보나 고객 데이터가 포함된 사내 자료를 무심코 입력했다가 보안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소속 조직의 관련 지침을 확인하고 정보가 학습에 활용되지 않는 기업용 라이선스나 승인된 도구만을 사용해야 한다.
만약 AI 결과물로 자신이나 가족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답변이 생성됐다면, 해당 결과를 타인에게 공유하거나 게시하지 말고 즉시 화면을 캡처해 증빙을 확보해야 한다. 이후 서비스 내 신고 채널을 통해 사업자에게 조치를 요청하고 관련 대화 기록을 삭제하는 한편, 메일이나 드라이브 등 불필요하게 연결된 외부 연동 권한을 모두 회수해야 안전하다.
최근 일정 관리나 상품 추천 등 비서 역할을 수행하는 '플러그인'과 외부 서비스 연동 기능 역시 편리하지만 정보 유출의 경로가 될 수 있으니 주의가 요구된다. 연동을 해제하더라도 외부 서비스의 정책에 따라 데이터가 남을 수 있으므로 과도한 권한을 요구하는 연동은 피하고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선택적으로 연결해야 한다. 이용자는 AI 학습을 원하지 않는 경우라면 웹사이트에 AI 크롤러 접근 제한 설정을 적용하는 등 능동적으로 자신의 정보를 지켜내야 한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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