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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연체도 'K자 양극화' … 고금리·내수 부진에 中企·자영업자 직격탄

2026.05.29 17:55

중기 대출 건전성 경고등
대기업 연체율 큰 변동없는데
중기는 0.26%서 0.59%로 급등
채무불이행자도 3년새 2배로




'8000피' 훈풍에도 '잘되는 곳만 더 잘되는' K자 양극화의 그림자가 짙어지는 가운데 대출 연체에서도 K자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고금리와 경기 둔화 장기화 속에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대출 연체와 부실이 빠르게 쌓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29일 발표한 '2026년 3월 말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은행권 부실채권 규모는 17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1분기(18조5000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부실채권 비율도 0.60%로 지난해 말(0.57%)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1년 3월 말(0.62%)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경기 둔화와 고금리 장기화로 기업들의 상환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부실채권 증가는 기업대출이 주도했다. 1분기 은행 부실채권이 전 분기보다 1조1000억원 증가했는데, 기업여신에서만 부실채권이 1조원 증가했다. 특히 개인사업자여신 부실채권 비율은 전 분기 대비 0.09%포인트 상승한 0.66%로, 자영업자 부실이 빠르게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경제가 취합한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연체율과 부실채권 비율에서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부실화의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된다.

대기업 대출 연체율(잔액 기준)이 2022년 말 0.03%에서 2026년 4월 0.07%로 상승할 때 중소기업 연체율은 0.26%에서 0.59%로 2.3배 뛴 것으로 집계됐다.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비율 역시 같은 기간 대기업은 0.22%에서 0.25%로 큰 변화가 없었던 반면, 중소기업은 0.29%에서 0.58%로 2배 증가했다.

2022년만 해도 중소기업 연체율은 0.26%였으나 2023년 0.29%, 2024년 0.40%, 2025년 0.47%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부실 지표가 매년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경기 침체와 고금리 장기화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 취약 차주부터 흔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고금리로 자금조달 비용 부담이 커진 데다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와 수요 부진까지 겹치며 영세사업자와 중소기업의 연체와 부실이 빠르게 늘어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개인사업자의 빚 부담이 커지고 있다. 매일경제가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한국신용정보원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빚을 90일 이상 갚지 못해 금융채무불이행자로 등록된 개인사업자는 2022년 6만7900명에서 2023년 약 9만명, 2024년 약 11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말에는 12만1100명까지 늘었고, 올해 4월 말에도 12만명 수준을 유지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미 시장에서 퇴출당했어야 할 중소기업들이 계속 생존하면서 이런 현상이 악화한 것"이라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도 K자형 성장이 나타나고 있지만, 한국은 좀비기업을 과도하게 보호해 온 탓에 누적된 부실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혜란 기자 / 권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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