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안 베끼겠네" 페라리 루체 쇼크…전기차 디자인 왜 어렵나
2026.05.29 14:38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페라리가 브랜드 첫 순수전기차 ‘루체’를 공개한 가운데 디자인을 둘러싼 혹평이 쇄도하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차를 중심으로 형성된 디자인 공식과 전기차의 기술적 구조가 충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페라리는 최근 이탈리아에서 첫 순수전기차 루체를 공개했다. 루체의 디자인은 애플 아이폰과 맥북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조너선 아이브가 이끄는 러브프롬이 맡았다.
하지만 공개 직후 페라리 주가는 밀라노 증시에서 약 8% 하락했고 뉴욕 증시에서도 약세를 보이며 시장의 실망감을 반영했다. 루카 디 몬테제몰로 전 페라리 회장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 브랜드들도 따라하지 않을 디자인”이라며 “저 차에서만큼은 페라리 로고를 빼버렸으면 좋겠다”고 날 선 비판을 내놨다.
전통 자동차 브랜드의 순수 전기차가 디자인 논란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일례로 메르세데스-벤츠는 플래그십 전기 세단 ‘EQS’에 차체 앞부분부터 뒷부분까지 하나의 곡선으로 이어지는 디자인을 적용했다가 벤츠 특유의 중후한 분위기가 사라지고 ‘비누’를 연상케 한다는 혹평을 받았다.
BMW도 플래그십 순수 전기 SAV ‘iX’를 선보이며 기존 가로형 그릴 대신 거대한 수직형 그릴을 채택했지만 ‘과감하다’는 평가와 ‘어색하다’는 평가가 엇갈렸다. 현대차 순수 전기 세단 ‘아이오닉 6’ 역시 차체가 뒤로 갈수록 둥글어지는 유선형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물방울’을 연상시킨다는 반응과 함께 호불호가 갈렸다.
업계는 이 같은 사례를 특정 모델의 디자인 실패가 아니라 전기차의 기술적 구조와 기존 자동차 디자인 공식이 충돌하며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구조가 크게 다른 데다 배터리 효율과 공력 성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디자인 자유도가 제한된다는 진단이다.
가장 큰 제약은 공기역학이다. 전기차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핵심 상품성이지만 무게와 비용 부담 때문에 배터리 용량을 무작정 늘리기 어렵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공기저항을 낮춰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공기저항을 낮추려면 차체 전면부부터 후면부까지 매끄럽게 연결하는 설계가 유리하다. 이 과정에서 전기차는 둥글고 완만한 실루엣으로 수렴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브랜드의 매력을 부각하는 각진 디자인과 날카로운 라인은 공기역학적으로 불리하다. 디자인 완성도와 주행성능 사이에서 딜레마에 놓인 셈이다.
배터리 패키징도 디자인의 발목을 잡는다. 대다수 전기차는 실내 공간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무게중심을 구현하기 위해 배터리 팩을 차체 바닥에 배치한다. 이 때문에 플로어 높이가 올라가고 승객 머리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전고도 높아진다.
내연기관차는 엔진룸을 기반으로 긴 후드와 낮은 자세를 구현할 수 있다. 특히 운전석이 뒤쪽으로 물러나고 앞부분이 길게 뻗은 형태는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쉐 등 슈퍼카 브랜드의 정체성이다. 반면 전기차는 전면부에 대형 엔진이 필요하지 않아 이 같은 형태를 그대로 구현하기 어렵다.
차량의 ‘얼굴’ 역할을 하는 전면부 디자인도 난제다. 내연기관차에서 라디에이터 그릴은 냉각 기능뿐 아니라 차량의 인상을 결정하는 역할을 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그릴, BMW의 키드니 그릴, 롤스로이스의 판테온 그릴 등은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활용됐다.
반면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처럼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막힌 전면부를 새롭게 디자인하거나 기존 그릴 이미지를 장식적 요소로 재해석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에게는 여전히 이질적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수십 년간 내연기관차 디자인에 익숙해져 있어 전기차의 새로운 디자인을 낯설게 받아들이는 인지적 장벽이 일부 작용한다”며 “전통 있는 브랜드일수록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고유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어 디자인 혁신 과정에서 반발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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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공개 직후 페라리 주가는 밀라노 증시에서 약 8% 하락했고 뉴욕 증시에서도 약세를 보이며 시장의 실망감을 반영했다. 루카 디 몬테제몰로 전 페라리 회장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 브랜드들도 따라하지 않을 디자인”이라며 “저 차에서만큼은 페라리 로고를 빼버렸으면 좋겠다”고 날 선 비판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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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도 플래그십 순수 전기 SAV ‘iX’를 선보이며 기존 가로형 그릴 대신 거대한 수직형 그릴을 채택했지만 ‘과감하다’는 평가와 ‘어색하다’는 평가가 엇갈렸다. 현대차 순수 전기 세단 ‘아이오닉 6’ 역시 차체가 뒤로 갈수록 둥글어지는 유선형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물방울’을 연상시킨다는 반응과 함께 호불호가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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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제약은 공기역학이다. 전기차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핵심 상품성이지만 무게와 비용 부담 때문에 배터리 용량을 무작정 늘리기 어렵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공기저항을 낮춰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공기저항을 낮추려면 차체 전면부부터 후면부까지 매끄럽게 연결하는 설계가 유리하다. 이 과정에서 전기차는 둥글고 완만한 실루엣으로 수렴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브랜드의 매력을 부각하는 각진 디자인과 날카로운 라인은 공기역학적으로 불리하다. 디자인 완성도와 주행성능 사이에서 딜레마에 놓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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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차는 엔진룸을 기반으로 긴 후드와 낮은 자세를 구현할 수 있다. 특히 운전석이 뒤쪽으로 물러나고 앞부분이 길게 뻗은 형태는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쉐 등 슈퍼카 브랜드의 정체성이다. 반면 전기차는 전면부에 대형 엔진이 필요하지 않아 이 같은 형태를 그대로 구현하기 어렵다.
차량의 ‘얼굴’ 역할을 하는 전면부 디자인도 난제다. 내연기관차에서 라디에이터 그릴은 냉각 기능뿐 아니라 차량의 인상을 결정하는 역할을 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그릴, BMW의 키드니 그릴, 롤스로이스의 판테온 그릴 등은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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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수십 년간 내연기관차 디자인에 익숙해져 있어 전기차의 새로운 디자인을 낯설게 받아들이는 인지적 장벽이 일부 작용한다”며 “전통 있는 브랜드일수록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고유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어 디자인 혁신 과정에서 반발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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