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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학폭재판 노쇼’ 권경애 상대 손배소 파기환송… “약정금도 줘야”

2026.05.29 12:24

권경애·법무법인 6500만원 배상은 확정
학폭 관련 사건 패소 후 ‘9000만원 지급’ 각서 써
“언론 기사화 안 되는 조건” 주장했지만
대법원 “각서에 조건 전혀 명시돼 있지 않아”

권경애 변호사. /조선DB

학교폭력(학폭) 관련 민사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패소하게 만든 권경애 변호사가 피해자 유족에게 2심 판결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배상하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고(故) 박주원양의 어머니 이기철씨가 권 변호사와 법무법인 해미르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일부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권 변호사가 이씨에게 2심에서 선고된 6500만원의 손해를 배상하는 것 외에, 2심 패소에 책임을 지고 주기로 약정한 9000만원도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다.

박양은 중학교 1학년 때인 2012년 괴롭힘을 당했고, 고등학교 1학년 때인 2015년 자택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해 숨졌다. 이씨는 2016년 박양을 괴롭힌 가해자 등을 상대로 5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권 변호사는 이씨를 대리해 1심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다. 그런데 권 변호사는 2022년 9~11월 항소심 재판에 세 차례 연속으로 출석하지 않아 패소했다. 민사소송법은 당사자가 세 차례 이상 재판에 출석하지 않으면 소를 취하한 것으로 간주한다.

또 권 변호사는 유족에게 항소심에서 패소한 것을 5개월간 알리지 않았다. 유족은 대법원 상고 기간을 놓쳐 패소 판결이 확정됐다. 그러자 이씨는 권 변호사가 불성실하게 변론해 재판받을 권리와 상고할 권리를 침해받았다며 2억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1심은 2024년 6월 권 변호사와 당시 소속돼 있던 법무법인 해미르가 함께 5000만원을 유족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작년 10월 권 변호사와 법무법인이 6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또 해미르에는 이씨에게 2심 수임료 440만원의 절반인 220만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이씨 측은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대법원은 권 변호사와 법무법인이 이씨에게 6500만원을 지급하고, 법무법인이 별도로 이씨에게 220만원을 지급하라고 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이씨가 2심에서 추가한 약정금 청구 부분에 대한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권 변호사는 학폭 관련 사건 2심에서 패소한 후 이씨에게 “사건과 관련한 본인의 책임(기일 2회 불출석으로 항소 취하)에 대하여 2023년 말까지 3000만원, 2024년 말까지 3000만원, 2025년 말까지 3000만원을 지급하겠습니다”라고 기재된 각서를 제출했다.

이씨는 2심에서 권 변호사에게 이 약정금 9000만원을 추가 청구했으나 인정되지 않았다. 권 변호사는 재판 과정에서 “이 각서가 소송 수행상의 잘못이 언론 기사화 등으로 확산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한 약정”이라고 주장했고, 2심 재판부는 이 주장이 각서에 명시적으로 기재돼 있지 않아도 유명 변호사라는 직업과 사회적 활동을 고려할 때 사실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씨는 권 변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 전 기자와 통화하다가 먼저 학폭 관련 사건을 이야기했다.

다만 이행각서에는 ‘언론 기사화되지 않는다’는 약정금 지급 조건이 명시돼 있지 않다. 대법원은 “이행각서는 내용상 문언의 객관적 의미가 명확하고, 기재내용이 달리 해석될 여지도 별로 없다”고 했다.

이어 “권 변호사는 법률전문가로서 문서 작성의 의미와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지급 조건을 이행각서의 내용으로 하기로 합의했음에도 기재하지 않았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계약 당사자 사이에 계약 내용을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 기재내용을 부인할 분명한 반증이 없는 한 법원은 문언대로 의사표시 내용을 인정해야 한다는 법리를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이씨는 권 변호사가 출석하지 않아 패소가 확정된 학폭 가해자 상대 손해배상 소송의 재판을 다시 열어달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서울고법은 이를 받아들여 지난 20일 변론기일을 열고 재판 재개 여부를 따졌다. 쟁점은 권 변호사 재판 불출석으로 인한 소송 취하 간주(패소)를 무효로 볼 수 있는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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