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삼성 성과급 분쟁 법리 따져보니…전문가들 "제3노조 가처분·주주 소송 모두 근거 없다"
2026.05.29 10:50
"노사 대표 서명한 순간 효력 성립,
사후 찬반투표 이유로 번복 불가"
상법 전문가 문성 율촌 변호사
"배당권 침해 주장, 회계 순서상 안 맞아"
"확실한 보상 통해 주가 올리면 주주에 이득"삼성전자성과급 협상을 둘러싼 제3노조의 가처분 신청과 주주단체의 소송 예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노동법·상법 전문가들은 두 주장 모두 법리적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조인식이 완료된 단체협약을 내부 절차 문제로 뒤집는 것은 불가능하고, 성과급을 배당권 침해로 보는 것은 회계 개념의 혼동이라는 진단이다.
노동법 전문가인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기업지배구조·상법 전문가인 문성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29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각각 이같이 밝혔다.
박 교수는 단체협약 효력 정지를 구하는 동행노조의 가처분 신청이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노사가 지난 27일 공식 조인식을 마친 시점에서 단체협약의 대외적 효력은 이미 확정적으로 성립했고, 내부 절차상 문제를 이유로 이를 사후에 뒤집는 것은 현행 노동법 체계상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조합원 찬반투표는 노동조합법에 명시된 필수 제도가 아니라 각 노조 내부 규약상 대내적 절차에 불과한 만큼, 이를 근거로 한 효력 다툼은 법적 실익을 갖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문 변호사는 주주운동본부의 배당권 침해 주장에 대해 성과급과 배당의 회계적 개념을 혼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과급은 영업이익 산출 이전 단계에서 비용으로 처리되는 구조인 만큼 배당가능이익과는 애초에 별개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주총 결의 없이 성과급 연동 단협을 체결한 것이 절차상 무효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일반 근로자의 임금·성과급은 주총 결의사항도 이사회 결의사항도 아니라며 상법적 근거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인식 완료된 단협, 사후 절차 문제로 뒤집을 수 없어"
박 교수는 삼성전자 제3노조인 동행노조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에서 기각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노사가 지난 27일 공식 조인식을 마친 만큼 가처분 신청의 법적 실익 자체가 소멸했다는 이유에서다.
박 교수는 "노동법상 단체협약은 노사 대표자가 합의서에 공식 서명을 완료한 순간 대외적 효력이 성립한다"면서 "내부 찬반투표 과정에서 일부 절차적 흠결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미 유효하게 성립한 단체협약을 사후에 뒤집거나 취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동행노조가 조합원 찬반투표 배제를 중대한 절차적 하자로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박 교수는 노동조합법상 교섭대표권 독점 원칙을 간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초기업노조)는 지난 4월 전체 근로자 과반수를 확보해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획득했다"면서 "현행 노동법상 과반수 노조는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에 따라 단체협약 체결까지 전 과정을 독점적으로 주도할 법적 권한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어 "소수노조인 동행노조 조합원들의 의사를 별도로 묻거나 투표권을 부여할 법적 의무가 교섭대표노조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성과급은 영업이익 산출 전 비용…배당권 침해 주장은 회계 개념 혼동"
주주단체의 소송 예고에 대해서는 문 변호사가 "다소 무리한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주주단체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 노사의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합의가 주주 배당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 변호사는 "성과급은 영업이익이 확정되기 전에 이미 비용으로 처리되는 구조"라면서 "매출에서 인건비를 포함한 기본 비용을 제외한 것이 영업이익이고, 여기서 세금을 빼야 당기순이익이 되며 이것이 배당가능이익으로 전입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주에게 갈 배당금이 성과급으로 빠져나갔다는 주장은 회계 순서상 성립하지 않는다"면서 "노사가 영업이익의 10.5%라는 지표를 활용한 것은 명확한 정량적 기준을 차용한 것일 뿐 위장배당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인건비 증가가 곧 주주 손해라는 논리에 대해서도 문 변호사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성과급 지급으로 당기순이익이 일부 줄더라도 회사가 배당성향을 올리면 주주가 받는 실제 배당금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면서 "성과 보상을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주가가 오른다면 주주들은 더 큰 이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은 것이 절차상 무효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문 변호사는 상법적 근거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문 변호사는 "주주총회 결의는 상법과 정관에서 명시한 안건만을 대상으로 한다"면서 "일반 근로자에 대한 임금·성과급 지급은 주총 결의사항도, 이사회 결의사항도 아닌 만큼 주주권 침해라는 절차적 주장은 성립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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