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view 로고

VIEW

중앙일보
중앙일보
[단독] 조셉 윤 "한국도 일본처럼 우라늄 20% 농축능력 가져야"

2026.01.19 05:00

지난해 3월 18일 조셉 윤 당시 주한미국대사대리가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GHAMㆍ암참) 초청 특별 간담회에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조셉 윤 전 주한미국대사대리는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문제를 포함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논의와 관련해 “한국은 최소한 일본과 같은 20% 우라늄 농축 능력을 보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사는 15일(현지시간)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미국도 한국의 필요성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US side completely understands the need for Korea). 해당 합의 조항이 반드시 이행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5년 개정된 현행 원자력협정은 미국의 사전 동의가 있을 경우에만 한국의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제한적 범위 내에서 할 수 있게 했다.

윤 전 대사는 한국의 원자력추진잠수함(원잠) 건조 계획에 대해서도 “실현될 것이라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 간 합의와 원잠이 핵무기 탑재 잠수함과는 다르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저는 매우 낙관적(very optimistic)이다. 실행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한국은 원잠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말기인 지난해 1월 지명돼 트럼프 행정부 초기 대(對)한국 외교를 총괄한 고위 관료 출신 인사가 원자력협정 부분 개정과 한국의 원잠 건조를 낙관하며 힘을 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맹 현대화론…李정부 출범 전 소음”
윤 전 대사는 주한미군의 역할과 규모 조정을 골자로 한 한·미 동맹 현대화 논의에 대해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계엄·탄핵이라는 정부 진공 상태에서 워싱턴에서 있었던 약간의 소음(noise)”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 출범 후 한국이 강력한 동맹을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자 주한미군 규모 축소 논의는 사실상 사라졌다. 주한미군 규모를 축소해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논의는 모두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말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논의와 관련해서는 “한국군과 미국군 모두 전작권 이양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고 본다”며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李 친중파’ 얘기 없어져…대미관계 성공”
윤 전 대사는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케미’와 관련해서는 “한국 대선 전에는 이 대통령이 친중파라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지금은 없어졌다”며 “이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계 구축에 놀라울 정도로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관에 대해서는 “트럼프 행정부 입장은 방어 책임이 있는 동맹국이 그에 대한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며 “한국을 비롯해 일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같은 동맹국들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최소 3.5%로 늘려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사 인터뷰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1주년을 앞두고 국제 안보 질서의 변화를 진단하고 한·미 동맹의 미래를 조망한다는 취지에서 지난 15일 워싱턴 DC 한 호텔에서 진행됐다. 지난해 10월까지 주한미대사대리를 지낸 윤 전 대사는 미국의 대북 비핵화 협상과 동아시아·태평양 외교 최일선에서 활약한 미국 내 대표적 한반도·아시아 전문가다.

지난해 10월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하고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Q : ‘트럼프 1년’ 동안 미국의 외교 전략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무엇인가.
A : “트럼프 1기와 2기는 근본적 차이가 있다. 대통령 본인이 정부 운영에 훨씬 더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 1기 때에는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처럼 외교안보 정책에서 트럼프와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없다.”


Q :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관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A :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 관계를 기본적으로 국내 관점, 즉 국내 정치·예산·(비용)계산의 시각에서 바라본다는 건 의문의 여지가 없다. 동맹국들이 더 많은 방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인데, 대표적 사례인 한국을 비롯해 일본, 나토 같은 동맹국들이 국방비를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GDP 대비 최소 2%를 원했는데, 지금은 3.5%다”

“주한미군 축소·조정 논의 이제 사라져”

Q :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동맹 현대화 논의가 가속화됐는데 주한미군의 규모·역할에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
A : “지난해 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 한국은 사실상 정부 공백 상태였다. 그 시점에 워싱턴에서 ‘한·미 동맹 현대화’ 얘기 등 소음이 조금 있었는데, 이는 한국에 정부가 없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취임한 이 대통령과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능력과 역량 모두 강화된 강력한 동맹을 원한다는 한국 측 입장을 분명히 하자 더는 주의를 분산시킬 요소가 없어졌다. 주한미군 규모를 축소해야 하느냐는 논의는 사실상 사라졌다. 한국 내 병력 일부를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느냐는 문제도 해결됐다.”


Q : 한·미 전작권 전환 논의에 대한 전망은.
A : “이미 20년 넘게 진행돼 온 문제다. 한국군과 미군 모두 전작권 이양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고 본다.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Q : 한·미 간 논의 중인 원잠 건조는 실현 가능한가.
A : “저는 매우 낙관적이다. 한국은 원잠을 만들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 대통령 간 합의가 있으니 이 일이 이뤄질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원잠과 핵무기 탑재 잠수함에는 큰 차이가 있다. 한국의 요구는 핵무기 탑재가 아니라 단지 원자력 추진 동력이다.”

윤 전 대사는 다만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한국 정부가 잠수함 내 소형 원자로 안전 등 일정한 규제 체계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그런 것들이 해결되는 과정에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미 팩트시트 관세관련 주요 내용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대통령실·백악관]
“美도 韓 ‘우라늄 20% 농축’ 필요성 이해”

Q : 한·미 정상회담 합의 팩트시트에 담긴 원자력협정 개정 논의는 어떻게 전망하나.
A : “협정을 전면 개정하거나 또는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등 특정 부분만 합의하는 등 두 가지 방식이 가능하다. 미 측도 분명히 약속했듯 한국은 적어도 일본과 동일한 수준인 최대 20%의 우라늄 농축 능력을 보유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도 한국의 필요성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 저는 이것이 이행될 것으로 확신한다.”


Q : 미국 내 핵 비확산론자들의 시각은.
A : “한국이 핵무기를 개발하려 한다면 깊은 우려를 가질 것이다. 하지만 한국이 제안한 원잠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원자력 발전과 같은 실질적 문제에 대해서는 더는 반대의견이 없다고 생각한다.”


Q : 지난해 1월 미국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국가’ 리스트에 올린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적이 있다.
A : “아주 사소한 이슈다. 에너지부는 해당 목록을 매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 재검토 시점도 곧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현직을 떠난 지 두 달 정도 돼 어떤 상황이 진행되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트럼프 ‘조지아 사태 큰 실수’ 언급…긍정적”
지난해 2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한 조셉 윤 당시 주한미국대사대리(왼쪽)가 우원식 국회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뉴스1
9개월의 미대사대리 이력을 바탕으로 한국 정부에 조언을 한다면.
A : “한국 대선 전에는 워싱턴에 ‘이재명 후보는 친중파’라는 얘기가 많았는데 지금은 전혀 없다. 미국 모든 사람들은 그가 실용주의 정치인이며 한미 동맹을 위해 기꺼이 나설 의지가 있다는 점을 안다. 관세 협상에서 매우 좋은 합의를 거두고 양국 동맹을 통해 안보 측면을 강화한 점에 대해 그는 충분히 축하받아야 한다.”


Q : 한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은 어떤가.
A : “최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한국과 관련해 언급한 매우 중요한 대목이 있다. 지난해 조지아주 한국 공장에서 있었던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규모 구금을 거론하며 ‘큰 실수였다. 왜냐면 한국은 투자하길 원하고 초기에는 설비와 건설 인력이 필요한데 그 일을 할 미국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게 핵심 포인트다. 트럼프가 기존 선입견에서 상당히 멀리 와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매우 긍정적인 변화다.”

☞조셉 윤=서울 출신으로 영국 웨일스대 학사, 런던정경대 석사학위를 마친 뒤 1985년 미 국무부 근무를 시작해 동아태 부차관보, 주말레이시아미국대사 등을 역임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대북정책특별대표로서 북핵 외교를 주도했으며, 지난해 1~10월 주한미대사대리로 재임하면서 한ㆍ미 간 전략적 소통과 동맹 관리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

댓글 (0)

0 / 100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중앙일보의 다른 소식

중앙일보
중앙일보
[전국 주요 신문 톱뉴스](19일 조간)
중앙일보
중앙일보
[전국 주요 신문 사설](19일 조간)
중앙일보
중앙일보
이혜훈 청문회 거부한 국힘에 중앙일보 "어이없는 상황"
중앙일보
중앙일보
[스타트 브리핑] '최후의 수단' 아니었어?... 챗GPT에도 광고 붙는다
중앙일보
중앙일보
'인천판 도가니 사건' 터졌다…'원장 아빠'가 장애인여성 19명 성적 학대
중앙일보
중앙일보
VIP 주고 남은 시계였나…한학자, 특검 앞두고 명품시계 40개 풀었다
중앙일보
중앙일보
[단독] 인천판 '도가니 사건' 터졌다, 19명 성적 학대한 '원장 아빠'
중앙일보
중앙일보
[알림] 중앙일보 '2026 올해의 차' 선정합니다
중앙일보
중앙일보
이달의편집상에 중앙일보 '사람을 끊습니다' 등 5편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