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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끌어안는 르노, 접점 줄이는 한국GM [르노·GM 엇갈린 행보]①

2026.01.18 06:01

르노코리아, 개발·생산 거점 강화
한국GM, 수출 기지화 가속
르노코리아 부산공장 생산라인에서 근로자가 작업 중이다. [사진 르노코리아]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외국 자본 기반의 완성차 회사인 르노코리아와 한국GM의 전략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르노코리아가 신차 공개와 대규모 투자로 한국 시장을 개발·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키우는 사이, 한국GM은 내수 비중 축소와 서비스망 정리로 '수출 기지화' 흐름을 굳히는 모습이다. 단순한 판매 실적 차이를 넘어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두 회사의 역할 인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차이는 지난해 내수 판매에서 그대로 드러나며 한국 시장에서 두 회사의 위상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 힘 싣는 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의 한국 시장 중시 전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는 '오로라 프로젝트'다. 오로라 프로젝트는 르노코리아가 추진 중인 중장기 신차 개발 전략이다. 상품 기획부터 생산까지 한국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첫 번째 모델인 오로라 1은 '그랑 콜레오스'다. 지난해 9월 출시된 그랑 콜레오스는 르노코리아 실적을 견인한 대표적인 효자 모델로 꼽힌다.

판매 성과는 이를 뒷받침한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총 5만2271대를 판매했는데, 이 가운데 그랑 콜레오스가 4만877대를 차지했다. 내수 판매의 약 80%가 단일 모델에서 나온 셈이다. 특정 차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평가도 있지만 침체한 중견 완성차 시장에서 이례적인 성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흥행을 이을 모델은 오로라 2에 해당하는 크로스오버 신차 '필랑트'다. 르노코리아는 신차를 꾸준히 투입하며 내수 시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투자 규모도 만만치 않다. 르노코리아는 오로라 프로젝트와 함께 부산 생산기지에 대한 대대적인 설비 투자를 시작했다. 2024년 부산시와 체결한 ‘미래차 생산 설비 투자’ 양해각서(MOU)에 따라 향후 3년간 설비 교체에만 1180억원을 투입하고, 신규 인력 200명도 채용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유지 투자가 아니라 생산 체질 전환을 염두에 둔 투자라는 설명이다.
르노 그랑 클레오스가 도로 위를 질주하고 있다. [사진 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는 오로라 1·2 프로젝트 이후 차세대 전기차 개발·생산까지 확정될 경우, 2027년까지 총투자 규모가 1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른 경제효과는 직접 생산 유발 12조원, 간접 생산 유발 30조원, 간접 고용효과 9만명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 경제와 부품 생태계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르노코리아의 한국 투자 확대가 내수 판매에만 국한된 전략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 눈높이가 높은 한국 시장에서 검증된 중형·준대형 차급의 상품성과 품질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만큼, 한국을 아시아 및 비유럽 시장 공략의 전진기지로 활용하려는 포석이 깔려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개발 단계부터 한국 엔지니어의 참여 비중도 점차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그룹이 비유럽 공략을 위해 지정한 5개 글로벌 허브 가운데 한국이 한 축을 맡고 있다”며 “특히 중형·준대형 차급에서 한국이 개발·생산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상이 과거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인천 부평구 한국GM 부평공장 모습. [사진 연합뉴스]

수출에 무게 둔 한국GM

르노코리아가 내수에 힘을 싣는 것과 달리, 한국GM은 수출 비중이 절대적이다. 지난해 한국GM의 완성차 판매는 총 46만2310대로, 이 가운데 내수 비중은 5%에도 미치지 못했다. 수출 물량은 44만7216대로 전체의 96%를 넘는다. 사실상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가 짜여 있다는 의미다.

추세를 보면 내수 비중은 더욱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한국GM의 내수 판매는 ▲2020년 8만2954대 ▲2021년 5만4292대 ▲2022년 3만7237대 ▲2023년 3만8755대 ▲2024년 2만4824대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출은 ▲2020년 28만5499대에서 ▲2024년 47만4735대로 크게 늘었다. 내수와 수출의 격차가 구조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직영 정비 서비스센터 폐쇄는 내수 접점 축소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해석된다. 한국GM은 오는 2월 15일부로 직영 정비 서비스센터 운영을 종료한다. 한국GM 측은 사후 관리(AS)에 차질이 없다고 설명하지만, 전국 7곳의 직영 정비 거점을 유지하고 있는 르노코리아와는 대비된다. 소비자 체감 측면에서는 상징성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수 판매가 위축된 상황에서 서비스 접점까지 줄어들면 소비자가 느끼는 '한국 시장 의지'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수출 비중이 압도적인 한국GM의 사업 구조상 무게추가 해외 물량에 실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이는 한국GM이 국내 시장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한 결과로도 해석된다.

물론 내수 부진이 곧바로 철수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국GM은 국내에서 차량을 ‘판매’하기보다는 해외 수요에 맞춰 ‘생산’하는 거점에 가깝다. 수출 물량이 유지되는 한 공장 가동과 공급망 측면에서 한국을 유지할 유인은 여전히 존재한다. 실제로 글로벌 GM 내에서 한국 공장의 생산 경쟁력은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수출 의존도가 높을수록 글로벌 시장 변동성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로 지적된다. 내수 시장은 경기 변동이나 규제 변화 시 일정 부분 완충 역할을 한다. 내수 기반이 약한 한국GM은 해외 수요 변화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 시장에서의 역할 축소가 중장기적으로는 선택지를 좁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내수 시장은 단순한 판매 채널이 아니라 복합적인 리스크를 흡수하는 완충 장치”라며 “특정 국가나 시장에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규제나 수요 변화가 발생했을 때 이를 흡수할 다른 축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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