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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역대급 수출’ 달성했지만…라면·김·과자 빼면 불안불안

2026.01.18 19:40

중국 하얼빈 빙등제 행사장에 마련된 신라면 얼음 모형. 농심
카자흐스탄 남동부 알마티에 있는 CU 편의점. 이곳에서는 하루 평균 500명이 넘는 10·20대가 방문해 K푸드를 즐긴다. 신라면 등 인기 K푸드가 가득해 현지인들의 ‘핫플레이스’로 통하고 있다. 신라면이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농심의 걱정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신라면을 교묘하게 카피한 제품이 아시아권 곳곳에서 넓게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농심 관계자는 “K라면이 인기를 끌자 법망을 피할 수준으로 유사하게 카피한 제품이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K컬처 붐을 타고 글로벌 시장을 휩쓸고 있는 K푸드의 위상과 ‘경고’를 함께 전해주는 사례다. 라면·김밥·과자·치킨 등 K푸드 수출은 매해 사상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K드라마와 아이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세계인에게 낯설었던 K푸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하지만 열광의 이면엔 ‘지속가능성’에 대한 불안감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금의 인기에 기댄 채 경쟁력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K컬처 붐이 사그라들었을 때 푸드 유행도 수명을 다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온다.

K푸드에 켜진 ‘경고등’을 살피자면 우선 수출국의 절반이 미국·중국·일본에 편중돼 있고, 라면·과자 등 몇 가지 품목이 전체 수출을 견인한다는 점이다. 또 대부분 식품 업체가 내수 위주이며 수출로 재미를 보는 업체는 소수에 그친다. 수출을 견인하던 업체들이 삐끗하면 K푸드 수출 전체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K푸드를 카피한 제품이 중국·인도·동남아시아 등에서 우후죽순 늘고 있다. K바이브를 활용하는 돈벌이가 ‘한국의 독점’이 아니고, 이를 언제든지 다른 나라도 이용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프랑스처럼 음식 문화 자체와 레시피 등 소프트웨어를 수출해야 지속성을 높일 수 있지만 여기서도 갈 길이 멀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단일 품목들의 외형적 성공도 중요하지만, 이것을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연결시킬 방법을 서둘러 모색해야 한다”며 “정부가 K푸드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인식하고 K푸드와 그 뿌리인 한식 전반의 세계화에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푸드 수출은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K푸드 수출액은 136억달러(약 19조8465억원)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K푸드 수출 목표액을 155억~160억달러로 잡았다.

이같이 K푸드가 선전하고 있지만 미국·중국·일본이 수출의 50%를 차지하는 등 편중돼 있다. 소수 국가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 정책·외교 변수 등에 휘둘리기 쉬운 구조인 것이다. 미국·프랑스·네덜란드 등 식품 강국들이 동남아·중동·유럽연합(EU)·중남미 등 세계 구석구석으로 자국 식품을 수출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또 라면·김·과자 등 소수 품목이 수출액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점도 문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K푸드 수출에서 라면이 13.3%, 김이 10%, 제과가 6.7%를 차지했다. 세 품목이 K푸드 수출액에서 30% 담당한다.

식품 업체 중 수출에서 큰 성과를 내는 곳이 소수에 그치고 대부분은 내수형이라는 한계도 있다. 지난해 상반기 사업보고서 기준 식품 업체 상위 30곳 가운데 내수 의존도가 절반 이상, 많게는 90% 이상인 17곳은 줄줄이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K푸드를 카피한 제품들이 중국·동남아·인도 등에서 범람하고 있는 점도 경고등으로 받아들여진다. K푸드를 적당히 따라 해 매출을 올리는 게 점점 확대되고 있고, 이는 한국의 수출 시장을 잠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완전히 따라 한 짝퉁 제품에 대해서도 이를 찾아내고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적당히 레시피를 흉내 낸 제품을 사실상 막을 도리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특히 최근엔 특정 국가에서 다른 나라로 짝퉁이 수출돼 유통 지역이 확산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한국지식재산보호원 등에 따르면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적발된 K푸드 위조상품 건수는 2020년 1321건에서 2024년 2609건으로 증가했고, 2020년부터 2025년 9월까지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유통된 K푸드 위조상품 차단 건수는 1만840건에 달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K푸드에 대한 국제상표권 등록을 최우선으로 삼고 ‘짝퉁’ 불법 유통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K푸드는 라면·과자·치킨·베이커리 등 분야별 글로벌화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평가받지만 우리 고유의 한식 문화와 레시피, 셰프 양성, 조리 시스템 수출 등은 미흡한 실정이다. 일본·프랑스·이탈리아 같은 미식 선진국처럼 자국 고유의 미식 문화와 시스템까지 세계 구석구석으로 수출하는 데엔 이르지 못한 것이다. K푸드 열풍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K푸드의 인기가 콘텐츠 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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