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파업 타결에 놀란 지하철 직원들 "정년 65세?" 불만 터졌다
2026.01.18 10:51
서울 시내버스 노사, 현 63세인 정년 내년 7월부터 65세로 연장 합의
서울교통공사, 정년 60세(연나이)로 고정…5년내 5000명 퇴직 예정
공무원과 연동된 처우, 공무원 정년 연장 전까진 60세 유지
MZ노조와 양대노총간 '정년연장'두고 입장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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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사 간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노조의 파업을 목전에 두고 극적으로 타결한 지난해 12월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하철 1호선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출근길에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
서울 대중교통의 한축인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국내 민간 사업장 중 처음으로 정년을 65세로 합의했다. 다른 축이자 지방공기업인 서울교통공사는 만성 인력난으로 정년 연장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공공기관은 임금·단체 협약이 아닌 법개정을 통해서 정년 연장이 가능하고 인건비지출도 제한이 있어 신규 채용을 대폭 늘리는 것도 힘들다. 서울교통공사 직원들 사이에서 "큰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불평이 나오는 이유다.
18일 서울교통공사와 노조 등에 따르면 올해 정년퇴직자는 905명에 달한다. 지난해 임금 및 단체 협약 결과 지방 공기업 중 최대 규모인 820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지만 퇴직 인원보다 적은 규모다. 지난해 9월 기준 장기 결원, 퇴직 등 총결원이 460명인 점을 감안하면 현장 일손이 더 부족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교통공사는 행정안전부의 지방공기업 운영 기준을 준용해 운영한다. 해당 기준에 따르면 지방공무원의 정년을 준용하게 돼 있다. 공무원 정년을 연장하는 법 개정을 하지 않으면 서울교통공사 직원 정년도 연장할 수 없는 구조다.
| 서울교통공사 정년퇴직자 현황/그래픽=김지영 |
이에 따라 서울교통공사에선 오는 2030년까지 약 5300명이 퇴직예정이다. 지난해 현원의 절반이 넘는 수치다. 신규채용을 한 번에 늘리기도 어려워 인력난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교통공사는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라 공공기관 총인건비 제도를 적용받는다. 공공기관 총인건비는 정부가 정한 총액 범위 내에서 기관별로 인건비를 관리하는 제도다.
매년 공무원 보수 인상률에 연동해 인상률을 결정하는데 올해는 전년대비 3.5% 인상됐다. 지난해 총 인건비 대비 3.5%인상된 범위에서 급여뿐 아니라 복리후생비 등도 포함해 지급해야 한다. 현재 고용된 인원의 인금 인상률을 높이면 신규 채용규모가 줄어드는 것이다. 더욱이 부족한 인력 때문에 추가 근무를 하면 수당으로 지급되는 금액이 커져 신규채용 인력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 시내버스 노조는 최근 임금·단체협약 협상에서 현 63세인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대규모 민간 사업장 중 첫 사례로 알려졌다. 서울 시내버스 기사는 민간 운수회사 소속 근로자다. 서울교통공사 직원과 달리 임단협을 통해 정년 연장이 가능하다. 현재도 정년에 도달해 퇴직한 버스 기사들이 연간 단위로 촉탁직으로 고용돼 버스 운행에 투입되고 있다. 이번 임단협에 따라 앞으론 임금 감소 없이 65세까지 근무가 가능하다.
더욱이 서울교통공사 직원 간 정년 연장에 대한 의견에도 차이가 있다. 서울교통공사에는 3개 노조가 있다. 노조별 조합원 비율은 민주노총 계열의 1노조가 전체 조합원의 57.4%로 가장 많다. 제2노조인 한국노총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16.7%)와 'MZ노조'로 불리는 제3노조 올바른 노조(12.9%)가 뒤를 잇는다.
상대적으로 저연차 직원이 중심인 올바른 노조 입장에선 정년이 연장되면 신규채용 인력이 줄어든다. 반면 1노조와 2노조는 정년연장의 혜택을 받는 조합원이 많다.
올바른 노조 관계자는 "공공기관 특성상 퇴직자 대비 인원으로 신규 인력을 뽑는 상황에서 퇴직자가 없으면 신규 채용이 어렵다"며 "양대 노총에서 원하는 정년연장을 청년 목소리 듣지 않고 시행하는 것에 대해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지금 당장 정년 연장을 법제화 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처우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커졌다.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을 통해 임금을 올리고 정년을 연장하는데 반해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된 지하철은 파업을 해도 대체인력이 투입된다. 파업 전후의 운행률 차이가 거의 없다. 서울 시내버스의 경우 파업 첫날인 지난 13일 운행률은 6.8%에 불과했다. 서울교통공사 직원 A씨는 "사실상 인건비가 서울시로부터 나오는 건 동일한데 시내버스 기사들은 권리를 보장받고 지하철 운영을 책임지는 직원들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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